목록퇴직 후 교육 소회 (14)
초들님 이야기
아이들이 항상 당신을 보고 있음을 연일 폭염(暴炎)으로 아스팔트 열기에 땀이 줄줄, 머리도 어지럽고 힘들 텐데, ‘하나, 교사(敎師)에게 가르칠 환경을 하나, 학생(學生)에게 성장할 환경을’이라고 외치는 교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선배 교원으로 가슴이 아립니다. 몹시 안타깝고요. 최근에 우연히 ‘아이들이 당신 말을 듣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아이들이 항상 당신을 보고 있음을 걱정하라’(로버트 풀검, 목사, 작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서이초 선생님 소식에 마음 아파하는 요즘이라서인지 강력하게 뇌리(腦裏)에 와닿아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해 보았습니다. ‘동글이망고’ 님의 블로그의 책/연수내용에서 ‘로버트 풀검’의 말과 꾸짖지 않는 교육을 위한 ‘긍정 육아 10 계명’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함께 공감하고..
'교장 선생님 같은 분을 만났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某) 선생님의 깜짝 편지 속 내용이다. 과연 그랬을까? 학교장으로 근무했던 때의 시절인연으로 되돌아가 본다. 그때 나는 어려운 학생들로 인해 선생님들이 어려워할 때, 어려움을 해결해 주기 위해 민원 발생 초기에 적극 개입했었다. 학교에서는 교육을 하는 곳이기에 민원 때문에 교사들의 교수권,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흔히 학생들에게 어려움이 있으면 어려움에는 원인이 있었다. 학생들은 심한 압박, 정서적 결핍,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의 부족, 크고 작은 결손 등으로 상실감이 갖고 있었다. 상실감을 채우려고 내면의 결핍된 욕구를 분출하는데, 이는 친구와의 물리적인 장난, 언어폭력, 심적 방황, 물리..

친구사랑의 날-친구와 응원의 말을 주고받아 보아요-나는 매일 OO초등학교의 중도입국자녀들에게 한국어 수업하러 다닌다. 이 학교의 중앙 현관 벽에는 '친구사랑의 날'을 주제로 한 환경물이 있다. 이곳을 지나다닐 때마다 유난히 이 환경물에 눈길이 간다. '친구와 응원의 말'을 주고받을 때마다, 아이들의 마음이 말랑말랑하게 움직일 것 같다. 또한 아이들의 마음이 평안해지고 정겨워질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에게 적합한, 참 좋은 환경물임을 느낀다. 이러한 환경물을 꾸며준 학부모회와 학교사회복지실 관계자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내 어릴 적 국민학교 시절에는 이런 '친구사랑의 날'도 없었고, 친화적인 환경물은 없었다. 전교생 수가 1700여 명이었고, 단위 학급 학생수만 해도 60~70명이어서 이러한 환경물이 ..

해월당에 다녀왔다. 해월당(海月堂)은 퇴임하신 K 교장 선생님(이하 K 교장)께서 운영하는 차♥문인화 연구소로, 한국 약선차 및 한국 한방꽃차 연구와 경기교원문인화, 반다리 문인화 연구를 하며, 청소년과 지역 어른들의 차(茶) 문화 예술활동 도움센터를 겸하여 운영하는 곳이다. 해월당의 로고(Logotype)와 상징화(象徵畵)는 독특하다. 바다 위에 떠있는 만월(滿月)과 바닷속에 잠겨 있는 태양이 해월당을 한가득 안고 있는 문양의 로고, 만월의 아름다움과 달빛 받아 어른거리는 망망한 바다 모습을 표현한 상징화는 새 희망 가득 품은 K 교장의 마음을 담고 있는 것 같았다. 이는 현직에서는 물론, 퇴직 후에도 왕성하게 차와 문인화 연구 활동을 이어가려는 K 교장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 K 교장은 현..

G 초등학교 L 복지사님의 감동 스토리(story)를 들었다. G 초등학교 학생들은 학교 사회복지실을 ‘무지개’라고 한다. 왜냐하면, 각각의 추억들이 모여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떤 추억들이 모여 있을까? 좀 더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학생들을 위해 봉사하는 곳, 학생들을 도와주는 곳,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곳, 다양한 체험학습을 하는 곳, 마음이 편해지는 곳, 스트레스(stress)를 푸는 곳, 날마다 가고 싶은 곳, 집 같은 곳’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L 복지사님은 학생들에게 ‘인기 짱’인 게 당연하다. 또한, 학교 사회복지사업은 교직원과 학부모들에게 만족도 1위이다. 이렇듯, L 복지사는 학생·학부모·교직원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주는 분이다. 최근 ..

‘영어교육 이야기 1’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태어나서 엄마 아빠의 목소리를 듣고 옹알이 등을 거쳐 말하기를 시작했고, 엄마, 아빠, 사과, 바나나 등 주변에 보이는 것의 명칭을 익혀 서너 살쯤 어느 정도의 의사표현이 가능하고 거의 완벽하게 말을 하게 되었으며, 더 나아가 부모나 유치원을 통하여 쓰기와 읽기를 포함한 다양한 언어활동을 하게 되었고, 정규적인 학교 수업을 받으면서 풍부한 어휘능력과 다양한 언어 표현방법 등 고차원적인 언어활동을 했다.’라고 기술했었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리말을 익혀온 과정처럼 영어교육을 하면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실제 초등학교 영어교육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음성언어를 사용한 의사소통 능력 함양에 중점을 두고 있다. 둘째, 교과서 구성에서 놀이 및 활동의 ..

지난 4월, 지인 교장 선생님께서 '코로나19로 일선 학교는 비상 상황이라며 수업할 교사가 부족하다'라고 했다. 시간강사로 교단에 섰다. 교장 선생님의 간곡한 요청도 있었지만, 반평생 교육을 담당했던 지난날들은 내 발길 자연스럽게 학교로 이끌어 갔다. 오랜만에 찾아간 학교에서 하얗게 열성(?) 쏟았다. 일찍 출근해서 수업 준비하고 반갑게 학생 맞이를 했다. 열정(?)적으로 수업했다. 아이들은 마스크 쓰고 땀 흘린 체육 시간을 좋아했다. 내 전공과목인 음악 시간에는 아이들이 즐거워했다. 덩달아 나도 즐거웠다. 하지만 나는 한 시간 한 시간 고군분투해야만 했다. 묘한 긴장과 희열이 교차했다. 아이들이 다 떠난 교실을 깨끗이 청소했다. 책상 줄도 가지런하게 맞춰 주었다. 그리고 내일 수업 준비와 교재 연구를..

코로나19의 긴급 소환으로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을 만났다. 담임교사 확진으로 시간제 강사를 구해야 하는데 도무지 구할 수 없다며 지인(知人) 학교장의 급한 부탁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얼마만의 학생들과의 만남인가? 요즘 아이들 교육하기가 너무 힘들다던데 잘할 수 있을까? 내일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야지. 이런저런 생각과 설렘으로 깊은 잠 멀리하고 말았다.드디어 아이들을 만났다. 몇몇 아이들이 벌써 교실에 와있었다. ‘안녕’ 인사했지만 별다른 대꾸 없이 책을 읽고 있었다. 뒤이어 등교하는 학생들도 익숙하게 자리에 앉더니 책을 읽었다. 몇 아이는 “선생님,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가도 돼요?” 물었다. “그럼, 얼른 다녀와라.” 비록 인사를 주고받지는 않았으나 독서에 몰두하는 아이들이 좋았다. 아이들의 눈..

전 세계를 잠식한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다른 질병보다 가장 무서운 건 철저히 혼자 고립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 8월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1주일간 자택 격리 통보를 받았다. 그래서 안방에 격리되어 답답하고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 인후통, 두통이 아주 심했고 콧물을 줄줄 흘렸으며 미각도 상실했다. 8월 8일 격리 해제 통지 문자를 받았으나 후유증은 8월 내내 이어졌다. 그동안 영양식과 편의를 제공해준 아내와 무사히, 빠른 쾌유를 빌어준 아들딸이 고마웠다. 코로나19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고 가족은 코로나19 회복제였다.그간의 보살핌에 고마움을 표하자, 아내는 ‘코로나19에 걸리더니 아내의 소중함을 깨닫나 봐’라고 말하며 A 간호사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A 간호사는 경기..
최근 청년세대 사이에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현실적 좌절로 사회생활의 첫 단추인 취업 문턱에서부터 고배를 마시면서 연애와 결혼, 나아가 출산까지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B씨는 “현재 5년째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가 있는데 결혼에 대해서는 서로 말 못하고 있다”며 “여자친구가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상태라 결혼 이야기를 꺼내면 굉장히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부모님도 아직까지 결혼은 서두르지 말라고 이야기하신다”며 “이유를 물어보니 ‘여자친구가 취업 전이라 불안 요소가 많으니 서로 안정된 다음에 하는 게 좋다’고 했다”고 덧붙인 기사가 이런 아픈 현실을 반영한다. 40대 C씨는 ‘취업과 집 장만이 해결되어야 결혼하겠다’고 한다. 단순하면서 명쾌한 답인 것 같다. 인구교..

K-EDU교원연합(직무대행 추치엽)에서 ‘어른을 찾습니다’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으로 나눈 설문조사는 K-EDU교원연합 누리집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데, 이는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과 사고, 정치 사회의 단상에서 여지없이 드러나는 어른들의 민낯을 보며 우리 아이들은 어떤 어른의 모습을 기대하는지 알아보려는 취지라고 한다. 어른들이 서로의 이권을 위해서는 비방과 인신공격을 일삼는 무책임한 행동을 보고 아이들은 차가운 물 속에 수장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뜻있는 학부모들이 “요즘은 자녀와 함께 TV 뉴스를 보기가 민망해요. 언론에 비치는 어른들의 모습에 아이가 실망하고, 이 시대가 불공정하고 부정부패로 물들어 있다는 사회적 불신이 앞설까 걱정돼요.”라고 말할까 싶..
반평생 교직 생활을 해서일까? 우연히 인터넷 뉴스를 검색하다가 번뜩 눈에 뜨인 기사를 봤다. ‘제3 교사노조 K-EDU 교원연합 탄생. 인성교육 중심 교육과정 운영과 스승존경, 제자 사랑, 교권 회복 등 교육 본질 추구를 기치로 학교 구성원들과 대립적 갈등을 지양하고 소통하여 문제를 해결하겠다.…교육생태환경 친화적인 전국적인 교원연합으로 K-인성교육의 세계화를 지향하겠다’라고 했다. ‘전병주 서울시의원, “인성교육 진흥 조례안, 드디어 본회의 통과”’라는 기사에도 눈길이 갔다. 전병주 시의원은, “본 조례를 만들기 위해서 오한아 의원님과 함께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교육에 대해 깊은 고민을 공유했다. 이러한 과정 중 학업성취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놓치고 있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본 조례..
토요일 이른 아침, 아내는 아흔일곱살 고령인 어머니를 찾아뵈러 버스를 탄다. 매일 수시로 어머니의 일거수일투족 챙기려 통화한다. 특히 요양보호사와는 집중 통화한다. 어머니께서 식사는 제대로 하셨는지, 약을 복용했는지, 건강에 이상 없는지 묻고 또 묻는다. 지켜보는 나는 ‘아내도, 요양보호사도 참 좋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는 지난 2018년에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오는 2026년에는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고 한다. 정부는 급격한 고령 인구의 증가에 대응하고자 2008년 7월에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했다. 제도 시행 13년, 아직 보완하고 개선할 점이 많으나 우리나라에 요양원이 널리 보급되고, ..
‘퇴직 임박 경찰관, 낙도 주민 생명 구조’라는 기사를 봤다. 어떻게 생명을 구했을까? 호기심 발동하여 기사 내용을 살펴보았다. ‘지난달 목포경찰서 압해파출소 고이도(섬) 센타장 김원익(경감)이 밭에서 일하는 주민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고 즉시 출동하여 빠른 판단력을 발휘, 심폐소생술로 주민의 생명을 구조했다’는 것이다.감동이었다. 그런데 또 다른 감동이 있었다. 정년을 앞둔 경찰 간부의 주민 구조 사례가 보도된 뒤, 다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담 사례가 전파되고 있다는 후속보도였다. 주요 내용은 ‘지역민들의 뜨거운 칭찬 릴레이, “어려운 세상에 의인이 있어 직접 만나고 싶다”며 모기관의 방문·격려, 경찰청 자유게시판 ‘사람을 살린 경찰’ 게재, 지방·지역경찰 팬밴드에서의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