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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들님 이야기

경기 KLS 디딤돌학교(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 지정 수원한국어공유학교, 수원시글로벌청소년드림센터 ‘디딤돌학교’, 이하 수원한국어공유학교) 운영을 마쳤다. 수원한국어공유학교에서는 2024.3.~2025.2. 단기형(60일) 3 텀을 운영했는데, 필자는 2024.09.30.~12.26.(60일)까지 운영되었던 3 텀째 저학년(1~3학년)의 한국어 의사소통 집중교육을 담당하였다. 60일 동안 쉴 새 없이 이주배경학생 5명(캄보디아인 2명-1학년과 3학년, 키르기스스탄인 2명-1학년과 2학년, 2학년은 실제 연령 기준 3학년임, 카자흐스탄 1명, 2학년, 실제 연령 기준 4학년)의 딴 별 아이들에게 경기도교육청에서 제작한 Korean Language School(KLS) GYEONGGIDO OFFICE EDUCAT..

참새반 아이들과의 한국어 여행이 끝났다. 지난 9월 30일부터 12월 26일까지 60일간 쉴 새 없이 달려온 한국어 집중교육을 마치고, 아이들을 이제 소속 학교로 돌려보내야 한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줄 아는지 첫 시간부터 아이들의 마음은 하늘에 있다. 꽤 어수선함으로 여지없이 수업 분위기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어떤 아이는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실실 웃어댄다. 평소와 전혀 딴판이다. 한국어를 공부했던 소감을 발표하게 했다. 이제 겨우 한국어가 눈앞에서 어른거리는 아이들에게 수료 소감을 말하라는 것은 무리일 수 있겠다. 숙제로 내주었더니 이게 웬일일까? 번역기를 이용해서 자기 생각을 한국어로 써왔다. 제법이다. 자기 소회를 한국말로 하려고 번역기를 이용하다니. 나는 아이들의 소감문을 보며 어색한 표..

딴 별에서 온 아이들이 한국말을 한다. 비록 한국어 읽는 속도가 느리고 발화는 더디지만 제법이다.한국어를 학습한 지 두어 달 지났는데,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다. 그동안의 하루하루는 교사인 내게도, 배우는 아이들에게도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 1학년, 3학년, 4학년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니 더욱 어렵다. 한국어를 모르는 딴 별 아이들이기에 무학년제로 가르쳐도 되지만, 엄연히 아이들의 발달 단계가 달라 수업집중도나 학습력의 차이가 너무 컸다. 금방 싫증을 느끼는 1학년에게 3, 4학년 언니들과의 학습은 아무래도 무리일 수밖에 없었다. 매시간 이러한 아이들의 수업 상황은 교사인 나의 인내력을 시험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수업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학생 참여형 수업을 많이 해 본다. 하지만 이 또한 얼마 ..

이주배경학생, 다섯 명과의 하루하루는 오색찬란하다. 월요일은 수업 태도가 좋은 날, 모두가 열심히 공부하는 초록색 날이다. 토, 일요일을 보내며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려서인지 모든 아이의 모습이 예쁘다. 그래서 난 월요일을 무척 기다린다. 내 기분도 덩달아 한결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다. 화요일은 그럭저럭 그런대로 괜찮은 날, 보라색 날이다. 아이들의 공부하는 모습도 아직은 보라색이어서 괜찮다. 나도 수업할 만하다. 수・목요일은 빨강・파랑・노랑 줄무늬 색 날이다. 아이들의 수업 태도가 풀리고 게을러지며 ‘몰라요’, ‘싫어요’, ‘선생님! 간식 주세요’를 연발한다. 수업의 맥이 연신 끊기는 날이어서 나도 서서히 맥이 빠져간다. 금요일이 되면 다섯 명이 그리는 수업 색깔은 오색찬란하다. 그림 그리는 아이, 옆..

드디어 5명의 딴 별 아이들이 왔다. 딴 별 아이들은 참새처럼 조잘거릴 줄 알았는데, 도무지 말이 없다. '아참, 다른 별에서 온 아이들이지. 얘들아! 하루빨리 한국말을 배워 대한민국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조잘대길 바란다.' 나는 그런 바람을 '날아라 참새반'이라는 학급 이름에 담았다. 딴 별 아이들은 1학년 2명, 2학년 2명, 3학년 1명이다. 오빠·여동생인 남매와 누나·남동생인 남매가 있었고, 여학생이 한 명이다. 그 가운데 한 명은 재위탁 학생으로 60일간 한국어를 배웠다고 했다. 출신 나라도 달랐다. 캄보디아 2명, 카자흐스탄 2명, 키르기스스탄 1명이다. 서로 소개하고 인사를 나누는 시간!첫 만남이지만 한국어를 몰라서 그런지 아이들은 침묵이 길어진다. 이런 상황에 익숙한 나는 자연스레 휴..

중도입국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게 되었다. 외국에서 태어나 성장하다가 부모의 국제결혼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국내로 이주한 아이들, ‘중도입국자녀’들은 한국어를 거의 모르기에 그들에게 한국 학교는 너무나 높은 벽일 것이다. 내가 만난 아이들은 태국에서 온 눈이 말똥말똥하고 예쁜 1, 2학년 자매들로 3학년이어야 할 언니는 한국어를 몰라 2학년이다. 첫 만남에서 번역기 도움을 받아 태국어로 인사했다. ‘태국어 발음이 이상했나?’ 아이들이 웃었다. ‘아이들이 웃다니. 얼른 한국어를 가르쳐야지’의욕을 보였지만 금방 멍 때렸다. 뭘 가르쳐야 할까? ㄱㄴㄷㄹ,..., ㅏㅑㅓㅕ,... 막연했다. 그래서 미리 계획한 대로 가르치려고 ‘한국어’와 ‘꾹꾹 다지는 국어’를 펼쳤다. 중도입국자녀..

필자는 2021년 퇴직 후 한국어교원이 되어 중도입국자녀(이하, 이주배경학생)들에게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며, 한국어와 한국 역사와 문화, 기초 교과와 언어 교과 관련 학습지도를 해왔다. 이들과의 한국어 수업 여행은 인생 2막을 시작했던 내게 뜨거운 삶의 활력을 안겨주었고 늘 새롭고 신바람 났었다. 이주배경학생을 만날 때마다 항상 장밋빛 소망을 품었다. 부디 이번 과정에서도 학생들과 한국어 교수·학습 상호작용을 활발히 하여 하루빨리 한국어를 익힐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학생들은 한국어를 모르고, 지도교사는 아이들 나라의 언어를 모르기에 효과적으로 한국어를 익히게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동안 만났던 이주배경학생들의 국적은 중국, 인도, 미국, 남아공, 일본, 독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