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들님 이야기
초등학교 영어 교육 되돌아보기 본문
우리는 어릴 때 우리말을 어떻게 익혔을까? 태어나서 엄마아빠의 목소리를 듣고 옹알이 등을 거쳐 말하기를 시작했고, 엄마, 아빠, 사과, 바나나 등 주변에 보이는 것의 명칭을 익혀 서너살쯤 어느 정도의 의사표현이 가능하고 거의 완벽하게 말을 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부모나 유치원을 통하여 쓰기와 읽기를 포함한 다양한 언어활동을 하게 되었고, 정규적인 학교 수업을 받으면서 풍부한 어휘능력과 다양한 언어 표현방법 등 고차원적인 언어활동을 했다.
학교 영어교육은 영어 의사소통능력을 갖추고 세계인과 소통하며, 그들의 문화를 알고 우리나라를 세계로 확장시켜 나갈 사람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 학습자가 영어에 흥미와 관심을 갖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 주도적인 영어학습을 지속할 수 있도록 이끄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초등학교 영어교육은 첫째, 음성언어를 사용한 의사소통 능력 함양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체로 1,2차시가 모두 음성언어 중심활동이며, 3ㆍ4차시의 일부 내용에서도 각각 음성언어와 문자언어의 통합을 유도하며 듣기와 말하기의 음성언어 활동이 포함되어 있다. 둘째, 교과서 구성에서 놀이 및 활동의 비중이 매우 높다. 학생들은 매일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교사에게 “선생님, 오늘은 어떤 게임 해요?”라고 질문을 하곤 한다. 이렇듯 영어 교과에는 거의 매 차시마다 게임이나 역할극을 통하여 해당 차시에서 학습한 핵심표현을 연습하는 활동이 포함되어있다. 셋째, 교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넷째, 우리나라는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EFL) 상황이기 때문에 학교 밖 영어 사용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다.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우리말을 익혀온 과정처럼 영어교육을 하면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실제 초등학교 영어교육은 첫째, 수업의 대부분이 게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교사는 영어 게임 활동을 통하여 영어사용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도록 게임을 설계해야 한다. 학생들이 해당 게임을 통해 핵심표현을 충분히 익힐 수 있는지, 배움이 일어나는 활동인지를 고민하여 게임을 설계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교사는 학습자의 특성에 대한 이해, 영어 구사력, 교수법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 특히, 영어전담교사는 영어 구사력의 측면에서 원어민에 비해 유창성이 다소 떨어지고 자연스러운 영어를 구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노력과 수업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셋째, 교사와 학생들의 관계가 친밀하면 수업이 훨씬 즐겁고 교육의 효과도 상승하기 때문에 학생들과 친밀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넷째, ‘놀면서 배우는 영어 놀이수업’처럼 들썩들썩 즐겁고, 다 같이 말하며 영어 드라마, 영화, 영어원서를 보는 등 영어노출기회를 많이 갖게 해야 한다.
학년 말 영어전담교사와 영어교육 되돌아보기를 한 결과, 영어교육에 왕도가 있을 수 없음을 알았다. 다만, 아이들에게 영어교육을 할 때 영어는 학습의 대상이 아니라 의사소통 수단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단어 하나를 배우더라도 실제 생활에서 사용할 줄 아는 즉, 영어로 말을 할 줄 아는 영어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2019-12-23)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217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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