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들님 이야기
교장 선생님 같은 분을 만났다면 본문
'교장 선생님 같은 분을 만났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某) 선생님의 깜짝 편지 속 내용이다. 과연 그랬을까?
학교장으로 근무했던 때의 시절인연으로 되돌아가 본다. 그때 나는 어려운 학생들로 인해 선생님들이 어려워할 때, 어려움을 해결해 주기 위해 민원 발생 초기에 적극 개입했었다. 학교에서는 교육을 하는 곳이기에 민원 때문에 교사들의 교수권,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흔히 학생들에게 어려움이 있으면 어려움에는 원인이 있었다. 학생들은 심한 압박, 정서적 결핍,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의 부족, 크고 작은 결손 등으로 상실감이 갖고 있었다. 상실감을 채우려고 내면의 결핍된 욕구를 분출하는데, 이는 친구와의 물리적인 장난, 언어폭력, 심적 방황, 물리적 저항, 수업 방해, 교사에게 반항, 폭력을 행사하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럴 때마다 먼저, '학생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학생으로 인해 선생님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학부모님은 어떤 오해와 원망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세밀히 파악했다.
이어서, 나는 학부모님을 불러 어떻게 학생과 선생님을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또 논의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어느 학부모님과는 4시간 정도 계속 전화 통화를 했다. 학부모님께서는 가시 돋친 목소리로 버럭 화내다가, 펑펑 울다가, 어느 순간 공감대를 형성하며 문제의 실타래가 풀려나갔다.
마침내, 교장과 학부모는 서로 힘을 합해서, '귀한 자녀가 선생님의 관심을 받도록,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도록, 선생님과 열심히 공부하도록, 학부모의 사랑을 받도록 하자'라고 했다.
이즈음에 보내온 이 모(某) 선생님의 깜짝 편지를 소개해본다.
김○호 교장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2018년에 ○○초등학교에서 기간제로 3학년 *반 담임교사를 맡았던 교사 이○○입니다.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저는 어느덧 6년 차 교사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2018년 교직에 첫 발걸음을 내딛으며 정말 미숙했던 점이 많았다는 것을 느낍니다. 특히 저희 반이었던 학생(○○이) 지도에 너무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학교 출근하기가 정말 힘들었던 나날이었는데, 김○호 교장 선생님께서 문제해결에 직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셔서 어려움에서 바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교장 선생님께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교직에 남아있을 수 있는 건, 정말 교장 선생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규 때 미숙했던 제가 위기를 잘 넘길 수 있게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번 서초구 초임 교사 사건을 접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신규 선생님이 교장 선생님 같은 분을 만났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늘 감사한 마음, 가슴속으로만 품고 있다가 이번 기회를 빌어 이렇게 감사 인사드립니다. 진작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어디로 연락드려야 할지 몰라 블로그에 이렇게 댓글로 남깁니다.
김○호 교장 선생님!
정말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저도 교장 선생님처럼 후배 교사를 위하는 선배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2023.07.22. 12:39 -이OO 올림-
잊지 않고 편지를 보내준 이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제가 지금까지 교직에 남아있을 수 있는 건, 정말 교장 선생님 덕분이라니
아니다. 이는 순전히 이 선생님의 훌륭함이다. 짧은 기간 함께 근무했던 이 선생님은 늘 미소 지으며 섬세하게, 열성을 다해 학생을 지도했던 최고의 선생님이셨다. 벌써 6년 차 선생님이라니…. 진정으로 이 선생님을 응원하고 싶다. 대한민국의 모든 선생님들을 응원하고 싶다. 그분들이 신바람 나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정비를 하루빨리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학생들이 선생님을 존중하고, 선생님은 학생을 사랑하며, 학부모는 선생님을 신뢰하는 행복 교육 현장이 되길 바란다.
작금의 참담한 학교 현장에 아직도 내가 근무하고 있다면, 이러한 노력을 더욱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학교 구성원 모두는 행복 교육을 해 나아가야 할 교육공동체(敎育共同體)이고, 함께 희망찬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 주인공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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