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들님 이야기
경기 KLS 디딤돌 학교 운영을 마치고 본문
경기 KLS 디딤돌학교(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 지정 수원한국어공유학교, 수원시글로벌청소년드림센터 ‘디딤돌학교’, 이하 수원한국어공유학교) 운영을 마쳤다. 수원한국어공유학교에서는 2024.3.~2025.2. 단기형(60일) 3 텀을 운영했는데, 필자는 2024.09.30.~12.26.(60일)까지 운영되었던 3 텀째 저학년(1~3학년)의 한국어 의사소통 집중교육을 담당하였다. 60일 동안 쉴 새 없이 이주배경학생 5명(캄보디아인 2명-1학년과 3학년, 키르기스스탄인 2명-1학년과 2학년, 2학년은 실제 연령 기준 3학년임, 카자흐스탄 1명, 2학년, 실제 연령 기준 4학년)의 딴 별 아이들에게 경기도교육청에서 제작한 Korean Language School(KLS) GYEONGGIDO OFFICE EDUCATION 교육자료의 언어 교과(248시간-한국어, 모국어, 언어기반 한국사), 기초 교과(12시간-2학년은 언어기반 수학, 3학년-언어기반 수학 12시간, 과학교과 12시간), 심리지원교과(창의적 체험활동, 예술교과는 40시간)로 1~2학년 4명에게 300시간, 3학년 1명에게 312시간 단기 집중적인 한국어 위탁교육을 하였다.

실제로 운영하면서 느꼈던 솔직한 심정과 소감을 소개해본다.
첫 번째 수원한국어공유학교는 학교 밖 이주배경청소년 전문 종합 사회복지시설인 수원시글로벌청소년드림센터에서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의 지정을 받아 한국어 의사소통 집중교육이 필요한 학생을 위탁받아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 기초교과, 언어교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교육하고 있다. 수원시글로벌청소년드림센터에서는 초중고 이주배경학생들이 함께 학습하는 공간이라서 동질의식을 갖고 편안하게 학습생활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위탁교육을 받고 싶은 초등학생의 경우 학생 통학을 전적으로 학부모가 담당해야 하므로 희망 학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학생 통학 문제를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을 비롯한 관계 유관 행정 기관에서 다양한 통학 방법을 강구하여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어야 한다. 이주배경학생이 있는 일선 학교와 학부모는 수원한국어공유학교에서 한국어 의사소통 집중교육을 받으려고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학생 통학 문제가 원활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수원한국어공유학교를 학교 밖 다문화위탁교육기관보다는 실제 초등학교에서 운영함이 더 효과적이겠다. 이주배경학생들의 소속 학교에서 사통팔달의 교통 여건이 좋은 학교를 정하여 구(區) 별 중심학교로 지정하던지, 다문화가정 밀집 지역에 있는 학교를 지정하여 운영하면 훨씬 더 교육효과가 클 것이다. 특히, 60일간의 한국어 집중교육을 하면서 다루는 Korean Language School(KLS) 교육자료의 내용 가운데,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을 실제 초등학교 현장에서 체험하면서 학습함이 바람직하고 한국어를 익히는 데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교 시설 표현 익히고, 학교 소개글 읽기, 학교에서 하는 일, 학교생활 말하기’를 지도할 때에는 학교 안의 일반 교실, 복도, 교무실, 도서관, 보건실, 과학실, 음악실, 미술실, 컴퓨터실, 급식실(식당), 강당, 유치원, 교문, 운동장, 놀이터, 특기 적성 및 방과 후 수업 교실 등을 직접 순회하며 현장 교육을 한다면, 학습 내용 이해를 잘할 수 있고 학교 적응력을 키울 수 있다.
세 번째 1, 2학년(저학년)은 일선 학교·학급에서 3~6학년 이상 중·고학년은 수원한국어공유학교에서 한국어를 익히도록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필자의 경우 실제 연령대별로 구별한다면 1학년 2명, 3학년 2명, 4학년 1명을 저학년부로 편성하여 지도하였는데, 학년 격차 및 학생 발달 단계의 차이로 인하여 한국어교육을 할 때 어려움이 아주 많았다. 특히 주의집중력이 짧은 1학년 학생 2명에게 적당한 적정 학습량을 부과해야 하지만, 단기형(60일)의 제한된 기간에 ‘표준 한국어 저학년 의사소통 1’ 과정을 이수하려면 학년 구분 없이 동일한 학습량을 부과할 수밖에 없어서 효율적인 학습지도는 어려웠다. 그리고 1, 2학년 학생은 3, 4학년 학생의 발달 특성에 비해 적극적이고 활동적이어서, 또래 집단 활동이 더 중요해지고 또래 관계가 안정되어 상호협력하며 학습할 수 있는 학교에서 학습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 같았다.
네 번째 지도교재(표준 한국어 저학년 의사소통 1, Korean Language School(KLS) 교육자료)의 오류 부분을 즉시 수정·보완해야 한다. 지도 대상 학생이 입·취학 후 KSL(한국어 진단-보정 시스템) 진단 후 2단계 미만 학생이기 때문에 단기형(60일) 운영 후에는 한국어 진단-보정 시스템 평가에서 2단계를 통과시켜 주기 위해서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제시해 준 교재인 표준 한국어 저학년 의사소통 1, Korean Language School(KLS) 교육자료를 지도교재로 삼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실제 지도 시 교재 내용의 오류 부분이 너무 많고, 삽화가 조잡하여 곤혹스러울 때가 많았다. 사전 교재 연구를 통해 오류 부분은 수정·보완하여 지도했지만 60일간의 제한된 일정으로 오류가 심한 일정 부분은 스킵(skip)했다.
다섯 번째 수원한국어공유학교 운영 형태를 단기형(60일) 3 텀 운영보다는 장기형(1학기)으로 운영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물론 단기형(60일)으로 운영한 결과 한국어 의사소통이 부진한 학생들은 재 위탁교육을 받을 수 있겠지만, 학기제로 운영하면 그럴 필요를 덜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단기형(60일)을 운영하면 지정 교과서를 완전히 이수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 기초교과, 언어교과 능력을 키우고 학교 적응력을 충분히 기르려면 교사 재량의 대안·보충 교재를 병행 지도함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여섯 번째 지도 강사는 초등교원 자격증과 한국어교원 자격증을 소지한 자라야 한다. 실제 지도 면에서 담임교사는 이주배경학생에게 한국어 집중교육은 물론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 기초 교과, 언어 교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지도하게 되므로 한국어교원 자격증 소지자는 물론 초등학교 교육과정의 일정 부분을 지도하는 초등교원 자격증을 동시 소지한 자로 해야 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2025 한국어랭기지스쿨(KLS) 디딤돌학교(초등) 담임교사 채용공고에서 응시 자격을 초등교원 자격증을 소지한 자(필수), 자격 소지 이후 2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자(필수)로 제한을 두는 것은 한국어를 모르는 이주배경학생에게 초등교원 자격증 소지자가 초등교육과정을 한국어로 가르쳐야 하는 아이러니(irony)를 범하는 셈이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에서 한국어교원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120시간 연수 과정을 운영하고 있음은 다행스럽기도 하다.
일곱 번째 운영 시간이 09:00부터 14:30까지이므로 이후 시간을 교육안전망사업 기관인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하여 계속 한국어 및 한국어 관련 학습을 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필자가 담당했던 캄보디아 출신 학생 2인의 경우, 본 수원한국어공유학교에서의 일별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구운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서 계속 한국어 관련 다양한 연계수업을 받게 했더니, 놀라울 정도로 한국어를 듣고 유창하게 말하게 되었다. 지역아동센터에서는 한국어를 잘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일선 학교의 언어환경과 매우 흡사하다. 그래서 지난 11월부터 키르기스스탄 출신 학생 2인도 지역아동센터와 연계 교육을 받도록 지원하였다. 아마 2025년 1~2월 방학 기간까지 계속해서 한국어를 배우면 틀림없이 3월부터 자신 있게 학교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다문화가정 학생(이주배경학생) 대상 한국어 집중교육이 이루어지는 ‘경기한국어공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이주배경학생 지원을 위한 지역 연계 모델로, 한국어 미해득에서 오는 학습 부진과 학업 중단을 최소화하고 공교육 진입을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경기도 이주배경학생은 전국에서 가장 많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당연히 일선 학교에서는 이주배경학생의 편입학이 많아지고 있어 큰 부담을 안고 있는 현실일 텐데, 이주배경학생들이 경기한국어공유학교에서 눈높이에 맞는 한국어 집중교육 및 맞춤형 공교육 수업을 받은 뒤, 다시 자신이 다녔던 초등학교로 돌아간다면, 학생들은 자신감이 생겨 유연하게 학교 수업을 따라가게 됨은 물론 학교생활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것이다.
경기한국어공유학교는 이주배경학생의 한국어 집중교육을 위한 효과적인 모델임에 틀림없다. 경기한국어공유학교가 대한민국 이주배경학생 교육의 롤모델(roll model)이 되어 이주배경학생 교육을 선도하길 바라며, 경기한국어공유학교의 성공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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